I. 도입
제가 수능을 볼 당시에는 문이과가 나뉘어 있었습니다. 저는 문과를 선택했었고요. 미리 말씀드리자면, 수학은 사실 국어처럼 그렇게 고생을 하던 과목은 아닙니다. 중학생 때는 수학을 정말 못했었지만, 고등학교에 입학하면서 많은 시간을 투자했었고, 고2 때부터는 2등급 이상을 꾸준히 받았고 고3 부터는 항상 1등급을 받았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현역 때도 수학만큼은 수능 1등급이었고, 재수 시절에도 국어처럼 수학도 만점을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그럼에도 저 또한 처음 3등급에서 1등급까지 올리려고 노력했었고, 재수 시절에도 100점을 꾸준히 유지하기 위해 많이 노력했던 과목인 만큼,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 그 방법을 정리하려 합니다.
II. 본론
수능 수학은 국영수 중에 가장 정직한 과목이라 생각합니다. 자기가 직접 풀어본 문제 수와 문제를 풀기 위해 고민한 시간에 비례해서 점수가 나온다고 개인적으로 느꼈습니다. 그렇기에 수학 공부법의 핵심은 '스스로 많이 풀어보고 오래 고민해볼 것' 입니다.
그럼에도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자잘한 팁들이 있습니다.
1) 수학 문제 하나씩은 외우고 다녀라.
저는 재수를 할 때 항상 문제 하나씩은 외우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문제를 풀다가 안 풀리면 그때 그 문제를 외우는 겁니다. 여기서 오해하시면 안되는 부분은, 해설이나 풀이법을 외우는 게 아닙니다. 그 문제를 외우는 것이지요.
책상에 앉아서 문제를 풀다보면 꼭 막히는 부분이 있을 것입니다. 한 30분을 고민해도 답이 안 나온다, 그러면 일단 그 문제는 넘어가고 다른 문제를 푸시는 게 좋습니다. 2~3등급 때는 그렇게 안 풀리는 문제가 꽤 많기 때문에(...) 어차피 그렇게 앉아서 계속 생각만 하다가는 시간이 부족할 수 있습니다. 대신 나중에 그런 문제들 중 가장 외우기 쉬워 보이는 문제를 하나 외웁니다. 문제의 글자 하나하나까지 외운다는 뜻이 아니라, 수식이나 도형이든, 안 풀리는 그 핵심만 딱 외웁니다.
그 후에는 밥을 먹으면서도 산책을 하면서도 그 문제를 고민하는 것입니다. 걷다가도 잠시 시간날 때 그 문제를 생각해보고. 밥 먹다가도 잠시 생각해보고. 그러다보면 어느새 그건가? 싶은 순간이 옵니다. 그러면 그걸 책상에 앉아서 풀어보는 거지요. 풀리면 다른 문제를 외우고 안 풀리면 다시 그 문제를 고민합니다. 이렇게 하다보면 책상에 앉아 있는 시간 외에 걸어다니거나 밥 먹는 시간에도 공부를 하게 되는 것입니다. 나중에 돌아보면 그 공부시간의 차이는 상당히 클 것입니다.
처음 들었을 때는 굉장히 숨이 막히고 밥 먹을 때까지 그래야 되나 하는 느낌이 들 수 있습니다. 저도 그렇게 숨 막히는 건 별로 안 좋아하는 성격이기에, 그런 방법은 안 추천합니다. 한번 해보시면 이게 그렇게 답답한 느낌이 아니라 오히려 산책하는(?) 느낌으로 공부를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실 겁니다.
2) 문제 수준이 1~3까지 있다고 할 때, 오래 고민하는 건 수준 3부터.
문제가 쉬운 것부터 1~3레벨이 있다고 합시다. 쎈 수학의 A, B, C단계처럼요. 그러면 효율성 측면에서, 오래 고민해야 할 문제들은 C단계, 즉 3레벨 부터입니다.
1~2레벨은 대개 문제 풀이 테크닉이나 문제 공식을 단순 적용하는 문제들입니다. 그런 문제들은 문제당 약 20~30분 정도 시간을 정해두고, 그 시간 안에 안 풀리면 그냥 해설을 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그리고 그 다음 문제를 보시면 거의 비슷한 유형일 겁니다. 그러면 아까 본 테크닉을 적용하는 연습을 계속 하시는 겁니다. 대신 여기서도 최대한 많은 문제를 풀어보며 적용해보셔야 됩니다. 여러분이 직접 터득한 풀이법이 아니기에 상대적으로 쉽게 잊어버립니다. 꼭 많은 문제를 풀어보시며 반복 숙달하셔야 합니다.
3레벨은 좀 다릅니다. 3레벨부터는 이제 출제자들이 조금은 공을 들이거나 꼬아놓은 문제입니다. 여기서부터는 문제마다 공식을 적용하는 방식이 다르며, 단순 적용으로 안 풀리는 문제들도 꽤 있습니다. 여기서부터는 시간 제한 없이 고민하실 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그리고 아까 1)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문제를 외우고 평소 생활하면서 고민하는 그런 테크닉은 여기서부터 적용할만 합니다. 그리고 이런 문제들은 고민해서 하나씩 풀어내실 때마다 여러분의 풀이 능력이 가장 효율적으로 상승할 거라 생각합니다.
3) 항상 식 쓰면서 풀어라.
저는 어릴 때부터 암산이 빠른 편이었습니다. 그러다보니 문제들을 머리로만 푸는 습관이 있었고, 실수도 상대적으로 잦은 편이었습니다. 저같은 사람들 꽤 많을거라 생각합니다. 그런 분들께 추천하건대, 꼭 식 쓰면서 푸세요. 수능 문제를 암산으로 날리고 1년 더 공부하는 건 너무 미련합니다.
수능때는 당연히 식 쓰면서 풀겠죠 하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 하지만 수능은 말 그대로 운동 대회날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여러분이 평소에 연습해서 몸에 익혀놓아야 수능날에 그대로 움직여집니다. 여러분이 머리로만 생각하는 것들은 수능날에 쓸 수 없다고 보는 게 맞습니다. 복싱 대회에서 선수들이 몸이 반응하니까 피하고 때리고 하는거지 머리로 계획짜서 움직이는 건 아니듯이 말입니다. 꼭 식 쓰면서 푸세요. 자잘한 단순 계산들까지 쓸 필요는 없지만 굵직한 것들은 쓰시면서 푸셔야 합니다.
그리고 그러시다보면 나중에 틀리더라도 어디서 틀렸는지가 보입니다. 그리고 그걸 모아두시면 나중에 자기가 계속 실수하는 부분이 보입니다. 그걸 위해서라도 식은 꼭 쓰시는 걸 추천합니다.
III. 추록
공부법을 구체적으로 알려드렸던 국어와 달리, 수학은 자잘한 팁 위주로 말씀드렸습니다. 그 이유는, 수학은 처음 말씀드린 것처럼, 최대한 많은 문제를 최대한 오래 고민해보는 것만이 점수를 올리는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1) ~ 3)까지의 팁은, 그 최대한 오래, 최대한 많이를 실천할 수 있는 자잘한 조언, 그리고 그렇게 쌓아놓은 실력을 차질없이 발휘하기 위한 잔소리 정도로 생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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