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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일상/투자

국민연금은 왜 해외 주식을 계속 사는가

투자를 하다보면, 가끔 주주분들 중에 국민연금이 한국 증시는 받쳐주지 않고 왜 외국에 투자하냐는 불만이 보인다. 거기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겠다. 리스크 분산, 시장규모의 부족, 환율 상승에 따른 가치 변동 완화, 투자기회 유무 등. 그런데 중요한 이유 중에 잘 생각 못하는 이유가 하나 있다.

 

해외투자가 갖는 환율 상승 및 그로 인한 수출 증대 효과이다. 변동환율제 내에서 자본수지와 경상수지는 이론적으로 일치해야 한다. 이는 말하자면, 해외에 투자한 만큼 우리가 순수출로 벌어들이거나, 국내에 투자받은 만큼 우리가 순수입으로 써야 한다는 뜻이다.

 

국민연금의 규모는 21년 기준으로 약 80만 달러 수준이며, 이는 일본, 노르웨이, 미국에 이은 4위이다. 이만한 규모를 한국에 중점 투자하는 것은 그 규모 면에서도 너무 과할 뿐만 아니라, 그만큼 자본수지 수치를 증가시킨다. 이는 경상수지를 적자로 돌아서게 해서, 우리나라의 순수입을 증가시키는 역할을 한다. 경상수지는 균형이 좋다고 말하지만, 내가 배운 바로는 약간의 흑자를 유지하는 것이 가장 안정적이다. 나중에 해외의 부정적인 위험이 닥쳤을 때에 유연한 방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지금 한국의 기준금리는 3%대로 5%대인 미국보다 더 낮은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환율이 증가하고는 있으나 이만큼 유지가 되는 이유는, 가장 크게는 이 상태가 길게 가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일 것이다. 그럼에도 또 중요한 이유 한 가지는, 한국의 수출경제가 건전하고 외환보유고가 탄탄하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다면 즉각 환율 상승을 예상하고 투자자들이 원화 매도 달러 매수로 돌아설 것인데, 한국이 그만큼 방어할 힘이 있다고 생각되기 때문에 그러지 않는 것이다.

 

결국 여러 이유들을 고려해볼 때, 국민연금이 해외에도 높은 비중으로 투자해야 하는 이유는 자명하다. 워렌 버핏은 예전에 '햄버거를 매일 사 먹을 사람이라면 햄버거 가격이 내리는 것에 화를 내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국민연금이 내 주식을 사지 않고 해외에 투자한다고 불평하는 투자자는, 결국 국민연금이 사면 본인은 팔고 챙겨 떠날 사람이 아닐까. 그렇게 국민의 연금 재원이 타격 받더라도 본인은 이득을 봤으니 되었다는 식의 그런 발상이라면, 좀 아니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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