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일상/투자

투자 공부 (1) - 효율적 시장 가설

레파지 2023. 10. 2. 08:39

* 공부하며 배운 내용을 정리하는 글입니다. 투자는 본인의 판단 하에 하시기 바랍니다.-

현실에서 주로 접하게 되는 투자 이론들은 ‘효율적 시장가설’이라는 바탕 위에서 전개됩니다. 이 이론은 말 그대로, 시장은 효율적이라는 이론입니다. 여기서의 효율성은 정보가 어느정도까지 자산의 가격에 반영되는가 하는 것입니다. 약형, 준강형, 강형 효율적 시장가설이 있는데, 약형은 공개된 시장 정보들이, 준강형은 공개된 모든 정보들이, 강형은 미공개된 정보까지 주가에 반영된다는 것입니다. 이 이론이 얼마나 현실에 들어맞는지 한국과 미국에 대해 조사해보면, 한국은 약형~준강형, 미국은 준강형 정도의 효율성을 갖는다고 합니다. 자본의 최고 중심지인 미국에는 그만큼 공시나 관련 법률들의 정비가 잘 되어있고, 정보에 대해 꾸준히 조사하고 이를 토대로 거래하는 투자자들이 많기 때문에 그만큼 효율적인 구조를 갖게 되는 것입니다.

이런 바탕 하에서, 자산의 가격을 결정하는 것이 ‘위험’입니다. 리스크 앤 리턴이라는 말이 나타내듯, 모든 투자는 그에 맞는 위험이 따릅니다. 왜 은행에서 예금 이자를 받는 것보다 회사채를 사는 것이 이득인가요? 그것은 회사의 채무불이행 위험이라는 추가적인 위험을 부담하기 때문입니다. 왜 주식이 회사채보다 장기 기대 수익률이 높은가요? 그것은 회사가 청산될 때 법적인 청구권의 순서상 채권자가 우선 변제를 받고 남은 돈만 주주들이 받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시장에서는 그만큼 높은 위험을 부담할수록 더 높은 수익률을 제공합니다.

하지만 여기서 주의할 점은, 우리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는 위험은, 다른 사람들도 가치있게 생각하는 위험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다시 말해, 나 혼자만 위험하게 생각하는 요소에 대해서는 시장은 수익률로 보상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자면, 저는 투자자로서 제 포트폴리오에 음식료 기업들밖에 없기에, 음식료 주식을 더 사는 것에 대해 주저하게 됩니다. 음식료 산업이 불황을 맞을 때, 제 포트폴리오는 다같이 떨어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가격은 시장에서 결정되기에 저 혼자만의 이런 생각은 주가에 반영되지 않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시장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위험은 무엇일까요? 여기에 대해서는 여러 요인들이 있지만, 투자의 기본적인 이론인 CAPM에 따르면, 가장 중요한 것은 시장 포트폴리오와의 공분산입니다. 이것이 흔히 말하는 베타(beta)의 본질입니다. (엄밀히 따지면 베타는 정의상 여기에 무언가 더 곱해야 하지만, 처음 공부하는 입장에서는 공분산이라 생각해도 괜찮습니다.) 이에 대해 쉽게 풀어서 설명하면 이렇습니다. 시장 포트폴리오란 무엇인가. 그것은 1) 시장에 있는 모든 자산을, 2) 그 시가총액을 가중평균으로 하여 구성한 포트폴리오입니다. 말하자면, 여기는 경제적 가치가 있는 모든 자산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강남 부동산, 원유, 다이아몬드, 롯데칠성 주식 같은, 모든 자산들이요. 따라서 이는 실제로 구성할 수는 없는 이론상 존재하는 포트폴리오입니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표현하는 베타는 해당 주식이 속한 시장의 지수와 비교해서 표시합니다.

공분산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쉽게 말하면 다른 자산들의 가격이 움직일 때 얼마나 비슷하게 움직이냐는 것입니다. 공분산이 높을수록 다른 자산들과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는 의미입니다. 다른 자산들이 내릴 때 같이 내리는 자산은 그만큼 위험합니다. 그런 자산들로만 구성된 포트폴리오는 악재가 닥치면 다 같이 떨어져서 타격이 크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다른 자산들이 내릴 때 혼자 오르는 자산은 그만큼 선호됩니다. 다른 주식들이나 부동산이 내려도 그 자산이 혼자 올라준다면 전체 포트폴리오 가치는 보호될 테니까요. 따라서 공분산이 낮은(마이너스) 자산들이 그만큼 가격이 비쌉니다.

전술했듯, 실제로는 ‘시장과의 베타’ 이외에도 다양한 요소들에 대해 시장에서는 가치를 부여합니다. 따라서 이런 요소들을 전부 고려해 시장에서 가치있게 생각하는 위험에 대해 내가 부담할 자신이 있다고 하면, 그 자산을 담고 그 수익률을 누리면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자산들을 담으면서, 동시에 내 포트폴리오가 ‘너무 위험하지 않게’ 자산들 간의 공분산을 고려하고 시나리오별로 손실과 이익을 고려하는 것이 자산 운용의 기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너무 위험하다는 것은, 자신의 투자 목적과 시기에 따라 결정됩니다. 예를 들자면, 지금의 포트폴리오가 만약 30년 후 내 별장을 갖기 위한 투자라고 합시다. 그러면 이 돈은 좀 더 위험을 무릅써도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만약 이 돈이 내년에 은퇴하고 바로 써야될 돈이라고 합시다. 그러면 거의 위험을 부담하지 못할 것입니다. 또 다른 예로, 제가 들고 있는 주식들이 음식료 산업 주식들이라, 다른 음식료 주식들과 공분산이 높다고 해봅시다. 반대로 시장 포트폴리오와 음식료 주식은 공분산이 낮다고 해봅시다. 그러면 이 경우에는 시장에서 음식료 산업 주식들을 구매해서는 안되는 것입니다. 이런 식으로 자신이 부담할 위험과 그에 따른 기대 수익률을 따져 투자를 하는 것이 투자의 기본입니다.